단번에 이곳의 맛과 분위기에 반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영업 중인 곳이다. 애정 뿜뿜♥
▲ 거울에 코팅된 글씨가 너무 예뻐 찍어보았다. 반짝반짝. 밤에 가면 모든 것이 블링블링!
▲ 깔끔한 커트러리
▲ 조화마저 고급스럽고 자연스러움
육식 매니아 쫑그리를 위해 스테이크를 요청했으나 늦은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솔드아웃ㅠㅠ 아쉬운대로 파스타와 감바스를 하나씩 주문하기로 한다.
트러플 크림 파스타 (₩16,000)
1인분 치고는 양이 꽤 넉넉했고 묽은 소스는 수프처럼 떠먹기 적당하고 고소해서 화덕빵과 함께 남김없이 다~ 먹었다.
무엇보다도 알덴테 상태의 꼬들꼬들한 면 식감이 맘에 들고, 시큼한 트러플 향과 고르곤졸라의 곰팡진 맛(?)이 전체적으로 감돌지만 과하지 않았다.
트러플 요리를 먹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재료 가격이 매우 비싸 극소량이 들어갔을 테지만 존재감은 참 확실했다. 아래는 트러플에 대한 나무위키 내용.
맛은 강렬한 버섯과 약간의 식초와 고기와 살짝 흙이 섞인 맛이다. 한약이랑 비슷한 맛도 난다 이것 말고는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다. 혹은 잣 을 한움큼 입에 넣어 씹은 상태에서 라이터 가스 냄새를 동시에 맡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맛없다는거냐 무엇보다 강렬함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진미가 그렇듯이 매우 이질적이고 짙은 향을 풍긴다.
감바스 (₩15,000)
배신없는 새우의 찰진 맛. 화덕빵은 고소+담백. 올리브유를 많이 썼기에 다소 느끼하지만 고추 씨의 칼칼함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레스토랑 안에서 바라보는 밤 풍경도 괜찮았지만 밖에서 바라본 레스토랑 모습이 훨씬 예뻤다. 레스토랑 바로 앞에는 아주 작은 산책로와 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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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어느 여유로운 낮, 빛나를 다시 찾았다.
이번엔 놓치지 않고 맛볼 수 있었던 호주산 부채살 스테이크 (₩24,900)
그릴에 조리한 것을 뜨거운 판 위에 올려서 내준다. 흔하디 흔한 느타리 버섯도 스테이크 옆에 서니 그럴싸하다.
나의 사랑 아스파라거스가 딱 한 줄기여서 아쉬웠지만 이곳 가격대가 만족도 대비 저렴한 편이기에 괜찮았다. 새콤한 토마토와 달달한 양파 구이 가니쉬도 나름 어울리는 조화.
스테이크는 잡내나 잡미가 없고, 입안을 가득 채우는 두툼하고 육덕진 부채살의 부드러운 식감과 맛이 훌륭했다.
미듐 레어 상태로 겉면만 익혀 나와 달궈진 판에 더 익혀 먹어도 되지만, 우린 썰기가 무섭게 바로 바로 흡입! :) 스테이크는 역시 미듐 레어가 진리~
루꼴라 화덕피자 (₩17,000)
개인적으로 루꼴라 자체의 단맛을 좋아하는데 으ㅠㅠ 취향 저격! 모짜렐라와 그라나빠다노 치즈의 감칠맛과 잔잔한 페스토 소스, 토마토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맛이었다.
화덕빵에 신선한 샐러드를 얹어 먹는 기분.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 기회만 되면 가고싶은 곳. 아직 생긴지 얼마 안된 탓일까, 조용한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는 탓일까 그리 북적이진 않았는데. 아무튼 오래 오래 흥하기를 :)
누군가가 대전에 방문하게 되면 늘 그렇듯이 활동보다는 먹방에 초점을 맞춰 가이드하게 된다. ^^;
대청댐, 장태산 휴양림, 계족산, 동학사, 수통골 등 방문할만한 곳이 있기야 하지만 나같은 뚜벅이들에게는 약간 한계가 있으므로... (지리산 산골도 남해도 차 없이 잘만 다녔으면서!=_=) 이번에도 역시 먹고 카페 가고 먹고 영화 보고 먹고 산책하는 정도의 루트로! :)
날도 더운데다가 고기를 좋아하는 그의 취향을 반영해 월산본가에서 냉면과 고기를 먹을까 하다가 콜롬버스의 신대륙처럼 발견한 왕관식당!
두어번 진주에 가서 먹었던 육회 비빔밥이 무척 그립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2시간밖에 안되는 짧은 영업시간, 그 희소성에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큰길과 가깝긴 하지만 골목 안쪽에 위치한 왕관식당. 생활의 달인 비빔밥 편에 출연된 곳이라고 한다.
콩나물밥(₩4,000) 2인분과 육회 대자 한접시(₩9,000)를 시켰다.
흰쌀밥과 콩나물이 전부라 투박하면서도 넉넉한 양이 혜자스러운 콩나물밥과
나도 그랬고 옆테이블 아주머니도 그랬고 처음 접한 사람들은 다 한번씩 물어서 확인할 정도로 '대(大)'자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미니 육회 한접시 :)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수긍하게 된다.
육회를 둘이 사이좋게 나눠 넣고 특제 양념장에 스윽스윽 비벼서
한입 앙! 꿀 맛 :)
개인적으론 육회를 비롯해 여러가지 나물들을 잘막잘막하게 썰어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는 듯한 식감을 주는 진주 육회비빔밥이 좀 더 맛있었지만, 콩나물 특유의 아삭아삭한 식감과 더불어 육회를 즐기는 왕관식당의 음식도 별미 중의 별미였다.
원래 콩나물밥 하면 기껏해야 잘게 간 돼지고기를 볶아서 곁들이는 것밖에 몰랐는데 육회라니 ㅠㅠ
이제 집에서 콩나물밥을 해먹을 때마다 '여기에 육회가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할 것 같다.
대만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친구가 대만에서 꼭 먹어 봐야 할 메뉴로 추천해 준 '우육면'.
한국에도 동명의 라면이 있었기에 일단은 뭔가 친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들었다.
구글링 결과 용캉 소재 맛집을 알게 되었고, 늘 그렇듯이 맛집 탐방의 기쁨으로 인해 향하는 걸음 걸음이 참 가벼웠다.
Since가 빠지지 않는 간판이며, 낡은 건물 외관이며, 줄 선 사람들까지.. "나 맛집이오" 하는 인상을 풍기고 있던 '용캉우육면'.
약간 이른 점심 시간이기도 했고, 나는 딱 한 자리만 차지하면 됐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가 났다. 빠른 착석은 나홀로 여행의 큰 이점 중의 하나.
보자... 뭘 시켜볼까? 우육면처럼 보이는 가운데 줄 세 개 메뉴 중에 잠시 고민하다가, 나처럼 혼자 와서 나의 바로 앞 자리에 합석한 대만 언니가 주문한 메뉴를 똑같이 주문했다. 뭐가 뭔지 잘 모를 때 쓰는 좋은 방법이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Beef Noodles with soybean sauce and spicy'로 가장 기본적인 우육면이다.
때깔부터 고기 형태까지 참 니글니글한 우육면의 자태에 멈칫하긴 했지만, 첫 술을 떠보니 생각보다 국물 맛이 깊고 부드러웠다. 기름 맛을 잡기 위해 아주 세게 간을 한 것도 아니었고, 외형보다는 오히려 담담하고 무던한 맛이 신기했다. The heavy version of 소고기 무국같기도 했다. 약간 시큼한 냄새도 풍겼다.
고기는 부드러워 굳이 비유를 하자면 개고기 같은 느낌이 들었고, 면은 계란면인건지, 씹으면 탄성 없이 뚝뚝 끊기는 식감으로 '아, 내가 지금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있구나'하는 무게감을 더해 주었다. 탄수화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면과 육수가 서로 엄청난 조화를 이루는 것이 무척 황홀했다.
대만 언니가 따로 주문한 오이+고추 피클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 보고 있자니, 그녀가 대뜸 나에게도 같이 먹자며 넉살 좋게 권한다. 곁들여 먹기에 나쁘지는 않았지만 살짝 기름진 피클이었다. 이보다는 딤섬집에서 주는 짜사이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짜사이도 기름지긴 하지만 훨씬 더 새콤달콤 짭쪼롬한 매력을 선사하므로.
작은 테이블에 단둘이 앉은 우리는 우육면을 천천히 먹으며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녀는 외국인과의 대화가 오랜만인지 짧은 영어로 조금 느리게 그렇지만 완벽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했다.
커리어 우먼으로 숨 가쁘게 살아오다가 병중에 계신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최근 직장을 그만두었다는 그녀는 이곳의 단골 손님이라고 했다. 오늘도 갑자기 우육면이 생각나서 왔다는데 우리가 이렇게 만날 인연이었나보다 싶었다.
내가 식사 후 단수이로 향한다고 하니 자기도 마침 그 근처에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본인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흔쾌히 YES 했는데 그녀는 자기가 나쁜 사람이면 어떻게 할 거냐며, 무섭지 않냐고 되려 물어 본다.
나는 그럴 리 없다고 대답했다. 화장기 없이 수수한 모습은 그렇다 치고, 선한 눈빛과 꾸밈없이 말하는 모습은 속이려야 속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가는 길에 입이 심심하지 않을까 해서 근처 'TenRen's Tea'에서 쩐주나이차(버블밀크티)를 포장해 갔다.
사실 언니가 식당에서 내 몫의 식사비까지 내주었고, 나는 그런 뜻밖의 호의에 너무 고마워 맛있는 디저트라도 대접하고 싶었던 건데 그녀는 배부르다며 사양했다.
단수이까지 가는 30여분의 시간동안 우리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고, 금세 가볍지 않은 정이 들어 버렸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다음 만남을 기약할 수는 없었다. 왜 하필 오늘에야 만났을까 참 아쉬웠지만 생각해 보면 오늘이기에 만날 수 있었던 것이었다.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그녀에게 그나마도 최근 깔았다 지웠다는 카카오톡 계정을 알려 줬는데, 아직도 연락이 오지 않는 걸 보면 카카오톡도 사용하지 않나 보다. 연락처를 받아 놓을 걸 하는 아쉬움과 동시에 늘 만나고 헤어짐이 이어지는 여행의 희노애락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된다.
대만을 떠나기 하루 전,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만의 참된 매력을 느끼게 해준 그녀에게 정말 고맙고, 그립고, 앞으로도 가끔 한 번씩 떠올릴 우육면 한 그릇과 함께 그리워할 것이다.